내가 치질이라는 사실을 안건 사실 꽤 오래됐다. 항문에 콩알 같은 살이 튀어나와 있는 날이 잦았고 잠깐씩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아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치질에 걸릴 수밖에 없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
수술계기:
1. 매일 아침 배변을 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아침에 꼭 변을 보려고 30분까지도 변기에 앉아있는다.
2. 이건 20대 때 얘기지만 변을 보기 위해 손가락으로 항문 마사지를 심하게 한 적이 많다.
3. 변기에 정 자세로 앉아서 변을 보기보다 변기 위에 올라가 쪼그려 앉아 배변하는 날도 많았다.
4. 커피를 너무 좋아해서 물 대신 커피만 하루 종일 마신다.
5.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 너무 안 먹다 보니 식이섬유 섭취량이 부족했다.
이 외에도 몇 가지는 더 되는 것 같다.
수술 전:
어쨌든 마흔이 넘으니 나의 괄약근도 버티기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술을 결심하고 병원을 찾았을 때 난 이미 항문경 삽입이 어려울 정도로 항문 협착이 심했고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의사 선생님은 바로 수술하자시며, 다음 날로 수술날을 잡아주셨고, 나는 믿고 수술하기로 했다.
수술 당일:
하루종일 금식이고 오후 수술이라 12시쯤 관장 1번 했다. 수술 전 무통 주사 등 주사제맞고 수술실로 향한다. 항문 주변 초음파 검사 후 미추마취주사를 맞는다. 꼬리뼈 쪽에 맞는데 주사인데 아프다. 살짝 몽롱하게 해 준다는 말과 달리 정신이 선명하다. 수술은 30분도 안 걸린 것 같고, 침상으로 옮겨 병실로 갔다. 6시간 동안 누워서 휴식라는데 마취제 때문에 다리가 시리고 춥다. 통증은 화끈거리고 쓰라린 느낌이 밤새 든다. 하루 입원했고 식사는 나오지 않았다. 다른 병원은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수술한 병원은 식사를 최소한으로 죽만 섭취하고 배변을 2~3일에 한 번 보라고 권한다.
수술 2일 차:
아침 9시 퇴원하는데, 선생님이 수술 부위를 한번 보고 소독해 주신 후 외래 날짜를 말씀해 주셨다. 수술 후 관리는 포비돈 소독 하루 5번 이상, 아침저녁 연고 두 번, 서서 좌욕 하루 세 번이다. 택시 타고 집에 왔고 침대에서 휴식을 취했다. 여전히 쓰라린 작열감이 있지만 무통 주사가 있어 참을만하다. 흰 죽 소량과 약만 먹었다.
수술 3일 차:
통증은 여전하다. 무통 주사제를 셀프로 제거하고 반창고를 붙였다. 배변을 봤는데, 찢어지는 고통이고 후유증은 1시간 정도로 무릎 꿇고 앉으면 통증이 덜했다. 3일 차에도 죽 소량과 약만 먹었다. 소독 5번, 연고 2번, 좌욕 30초씩 3번
수술 4일 차:
통증의 느낌이 화끈거리는 느낌으로 변했고, 아주 조금 나아졌다. 아침에 또 변을 봐서 1시간의 통증을 겪었고, 항문에서 불이 나는 느낌이었다. 소독, 연고, 좌욕 동일
수술 5일 차:
병원 외래 가서 무통주사 맞고 집으로 귀가했다. 수술은 잘 됐다고 하셨고, 배변 횟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고 했다. 처방받은 약에서 마그밀정은 빼고 먹었다. 소독, 연고, 좌욕 동일
수술 6일 차:
작열감이 사라졌고, 잠깐씩 앉아있는데 큰 불편함도 없다. 이제 나아지는 건가 싶지만, 여전히 배변은 두렵다.
수술 7일 차:
배변 후 통증이 1시간에서 2~30분으로 줄었다.
그 외 특이 사항은 없으며 전체적인 통증이 현저히 줄었다.
수술 2주 차:
앉고, 서고, 눕고 통증은 거의 없으며,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없다. 배변통은 그날그날 다르나 5분 내외로 참을만하다. 다만, 여전히 소독을 2시간에 한 번 하는 게 조금 귀찮다.
수술 3주 차:
수술 부위 붓기가 많이 가라앉았고 통증도 거의 없다. 그렇지만 염증이 아직 남아있다며 주사를 항문에 바로 놔주신다. 진짜 진짜 아프고, 진통제 맞고 20분 정도 안정 취하고 나왔다. 이 주사를 맞지 않으면 나중에 레이저로 지저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상황: 수술 후 17일
일반식 밥 먹을 수 있고, 배변통이 거의 없다. 변기에 3분 이상 앉아있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며 식이섬유 등 건강한 먹거리 위주로 식사하려고 하는 중이다.
앞으로 3개월 정도는 계속 관리해야 완치된다고 하니 추후 상황은 다음 편에 기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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